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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 REITs Weekly #11
SPI REITs Weekly #11
2020.02.15
새로운 도약기 맞은 아시아 리츠 시장, 한국이 외면 받지 않으려면
#아시아 #리츠 #한국 #국토부
✍안녕하세요.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SPI)의 고병기 콘텐츠 에디터 입니다. 지난 몇 년 간 ‘리츠’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5~6년 전만 하더라도 리츠 기사를 찾아보기가 힘들었는데요. 지금은 하루에도 몇 개씩 리츠 관린 기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나 공모 상장 리츠도 많이 늘었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리츠 시장에 대한 우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무관심과 개인투자자들을 소홀히 하는 시장 참여자들의 태도 때문인데요. 앞으로 리츠 시장이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오늘 ‘리츠 위클리(REITs Weekly)’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Glenn Harvey
제도 도입 20년이 지나도록 리츠 전담 과도 없는 국토부
한국에 리츠 제도가 도입된 건 2001년 입니다. 20년 정도 지났는데요. 그 사이 리츠 운용 자산 규모는 60조원 이상으로 커졌습니다. 물론 그간 공모 상장 리츠 시장의 성장이 지지부진하긴 했지만 2018년 이후로는 상장 리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죠. 성장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수는 있지만 앞으로 한국 리츠 시장은 더 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리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지원과 관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예로 국토부에는 아직까지 리츠를 전담하는 과도 없을 정도입니다. 제도 도입 20년, 운용자산 규모 60조원 이상으로 커진 것 치고는 너무 초라한 실정이죠. 현재 리츠는 국토부 부동산산업과에서 담당하고 있는데요. 부동산산업과는 주로 공인중개사 관련 업무와 전자계약 등을 맡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부동산산업과가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건 공인중개사 관련 업무입니다. 공인중개사들이 워낙 많고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목소리가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국토부를 취재하던 시절 제가 체감한 바로는 부동산산업과 업무의 60~70% 이상이 공인중개사 관련 업무였습니다. 리츠의 경우 크게 잡아도 부동산산업과 업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이상이 안된다고 느껴졌습니다. 리츠 전담 과가 없다 보니 부동산산업과장이나 담당 사무관이 바뀔 때 마다 정책 방향이 왔다갔다하고 리츠 관련 업무가 추진력을 받지 못하는 현상이 반복됐습니다. 
국토부 담당자들의 전문성 부족도 계속해서 지적되어온 문제입니다. 국토부가 주택을 중심으로 하는 실물 자산을 주로 다루는 부처이다 보니 전반적으로 담당 과장이나 사무관의 부동산금융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고, 담당자도 수시로 바뀌면서 전문성을 함양할 기회를 갖기도 어려웠습니다. 제가 국토부를 출입했던 1년 반 동안도 리츠 담당 사무관이 두번이나 바꼈습니다. 리츠 담당자가 겨우 업무를 이해할 때쯤 바뀌는 일이 반복되면서 리츠 업계도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민간 금융기관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3년 반 동안 리츠 업무를 담당해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고 전문성을 높게 평가 받았던 국토부 담당자도 작년 말 법무법인으로 이직하면서 국토부 리츠 업무의 공백이 예상됩니다. 

국토부 부동산산업과의 주요 업무 

지난 1년간 국토부 부동산산업과에서 발표한 보도자료. 이것만 보더라도 리츠 관련 업무 비중이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큰 리스크는 ‘인허가 리스크’, 리츠 성장 발목 잡는 국토부


최근 리츠업계에서는 리츠 사업의 가장 큰 리스크가 바로 ‘인허가 리스크’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리츠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국토부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바뀐 부동산산업과장도 리츠 업무 경력이 전혀 없고, 3년 반 동안 리츠 업무를 담당했던 사무관이 법무법인으로 이직하면서 새로 온 담당자 역시 리츠 업무 경험이 전혀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리츠 관련 업무에 공백이 생기고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실제 리츠 자산관리회사(AMC)의 경우 예비인가 신청 후 20일 안에 예비인가가 나야 하는데 현재 인가가 제 때 나지 않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개별 리츠 인가도 지체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리츠 관련 법률인 ‘부동산투자회사법’에는 여전히 현실과 맞지 않은 내용들이 많아 향후 리츠 시장 성장 과정에서 논란이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국토부의 이 같은 태도는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최근 리츠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주무부처의 관심과 지원에 따라 리츠 시장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리츠 관련 업무를 국토부가 아닌 금융당국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츠 제도 도입 당시의 상황, 부처 간의 이해 관계 등을 감안하면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입니다. 국토부도 정책적으로 리츠를 활용하겠다는 의지는 강합니다. 다만 국토부의 바람대로 리츠를 정책적으로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장 규모를 키워야 하는데 그런 의지와 전문성이 약해 보인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이에 현실적으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처럼 중요한 정책 결정은 국토부가 하더라도 실무 업무는 전문가 집단이 전담해서 맡는 식으로 이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현재처럼 국토부가 주요 정책 결정부터 리츠 AMC 인가, 리츠 인가까지 모든 업무를 최종 결정하는 구조에서는 리츠 활성화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리츠 시장 참여자들과 보다 원활한 소통과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서라도 리츠 업무를 전담하는 전문 조직을 갖추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아시아 리츠 1차 성장기에 외면당한 한국, 2차 성장기에도 소외될까 


최근 아시아 리츠 시장은 제2의 성장기를 맞고 있습니다. 아시아 리츠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된 건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인데요. 당시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이 리츠를 도입했습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비슷한 시기 리츠를 도입했던 싱가포르, 일본과 비교해보면 한국 리츠 시장의 현주소는 초라합니다. 다만 최근 인도에서도 공모 상장 리츠가 등장하고 중국도 리츠 도입을 서두르는 등 아시아 리츠 시장이 2차 성장기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한국 역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 공모 상장 리츠가 증가하기 시작한데다 최근 SK와 같은 대기업도 리츠 AMC를 설립하고 리츠 상품을 준비하는 등 리츠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SK가 준비하는 리츠는 한국 리츠 시장 성장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회적 가치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가운데 그런 측면에서 리츠가 큰 역할을 할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SK가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대신 SK서린빌딩이나 계열사 사옥 등 우량 자산을 공모 상장 리츠로 만들어 그 과실을 국민들과 함께 나누게 되면 파급 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리츠 주무부처인 국토부도 이런 상황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난 20여년 간 지지부진했던 공모 상장 리츠 활성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SK그룹이 준비하는 리츠에 편입될 예정인 SK그룹 본사 SK서린빌딩(오른쪽)
여전히 개인투자자에게 신뢰 주지 못한 리츠업계


물론 한국 리츠 시장이 지지부진한 건 국토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최근 공모 상장 리츠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그간 리츠를 외면했던 개인투자자들도 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현재 한국 리츠업계는 신뢰의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2018년 이후 상장했던 리츠들 중에서도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고 있는 리츠는 몇 개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가가 이를 증명합니다. 2018년 이후 상장된 10개 리츠 중 14일 기준으로 공모가(5,000원)을 웃도는 리츠는 단 5개로 절반 뿐입니다. 그나마 이 중 신한알파리츠와 ESR켄달스퀘어리츠를 제외하고 나머지 3개 리츠는 공모가 수준에 주가가 머무르고 있습니다. 주가가 일시적으로 부진할 수는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증시 활황 등으로 리츠가 주목을 받지 못한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얘기해서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장 리츠에 대한 불신이 상당합니다. 리츠 AMC들은 상장 당시 오랜 기간 동안 기관투자자들에게 좋은 상품을 제공했다는 트랙레코드를 강조했지만 정작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신뢰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상장 이후 투자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상장 리츠 중에서 제대로 된 IR을 정기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신한알파리츠는 상장 리츠 중에서 IR을 가장 잘 하고 있는 리츠로 평가 받는다. 신한알파리츠는 매월 투자자들에게 월간보고서를 제공한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리츠 AMC들이 기관들을 상대로 사모 리츠나 사모 부동산 펀드를 만들면서 새 상품을 찍는 데만 관심이 있고 상장 리츠에 대해서는 전혀 관리를 하지 않는다는 볼멘 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식고 신뢰가 떨어졌다는 점은 증권가의 리서치 보고서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2018년 이후 상장했던 리츠 중 꾸준하게 리서치 보고서가 나오는 리츠는 몇 개나 될까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리츠업계가 지난 20여년간 그토록 원했던 공모 상장 리츠 활성화를 위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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