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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패션 에디터 in 일본]#9 슈퍼마켓에서 술을 마신다? 일본 럭셔리 슈퍼마켓의 환골탈태, ‘바루치카’

이수진
2020-12-18
조회수 330

일본에서 주부로 살다 보면 슈퍼마켓에서 그 ‘다름'을 자주 느끼게 된다. 먼저, 한국에서는 슈퍼마켓을 ‘마트'라고 주로 부르지만, 일본에서는 ‘슈퍼'라고 부른다. 또, 일본의 슈퍼마켓은 대부분 그 크기가 한국보다 작다. 한국의 슈퍼마켓이 점점 대형화 되어가고 있는 반면 일본의 슈퍼마켓은 보다 ‘다양화’되고 있다라는 표현이 더 맞을 듯하다. 일본은 이온(Aeon)이라는 거대 슈퍼마켓 체인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슈퍼마켓들이 다양한 크기와 종류로 전개되고 있다. 그중엔 값싼 수입품과 공산품을 위주로 판매하는 곳, 산지와의 직접유통으로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야채와 과일, 육류를 위주로 판매하는 곳, 모든 종류의 물건들을 다 갖추었지만 럭셔리 제품은 없고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한 서민들을 위한 곳, 가격이 비싼 럭셔리 브랜드만을 모은 부유층을 위한 곳 등 다양한 스타일의 슈퍼마켓 체인이 존재한다. 이런 종류의 슈퍼마켓은 다들 타겟층의 성향에 따라 다른 물건을 선택해 판매한다. 하지만 이들 모두 대형 마켓이라기 보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동네 슈퍼마켓 보다 조금 더 큰 수준의 크기다.


부유층을 타깃으로 한 고급 슈퍼마켓 이카리수퍼, 고베 산노미야점. (출처=Koberun.net)


일본 슈퍼마켓의 또 다른 특징은 모든 상품을 적은 분량으로 나누어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외식을 좋아하여 직접 요리하고 사람들을 대접하는 성향은 아니기때문에 요리를 할 때 가족이 한 번에 먹을 만한 적은 양의 요리를 만들곤 한다. 일본에서는 손님을 불러 집에서 음식을 대접하는 문화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한번에 적은 양을 파는 일본 슈퍼마켓의 판매 양식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보통 양배추는 한 통의 4분의 1개 까지(어떤 곳은 8분의 1개로도 나뉘어 있다) 나뉘어 있고, 대파도 2~3개 이상의 묶음을 찾아보기 힘들다. 다른 채소들도 마찬가지다. 양파는 한 묶음이 3개, 마늘도 한 송이씩 판매한다. 때문에 일본의 슈퍼마켓은 딱히 큰 매장이 필요하지 않은 건 아닐까 생각한다. 물건마다 파는 양도 적고, 슈퍼마켓 체인도 성향이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굳이 큰 규모가 필요없는 것이다.


작은 분량으로 나뉘어서 판매되고 있는 일본의 식재료들. (출처=pixta.jp)


그런 일본의 다양한 성향의 슈퍼마켓에 또 다른 판로로 도전장을 내밀고 이제는 성공 궤도에 오른 새로운 개념의 슈퍼마켓이 있다. 바로 오사카 우메다에 위치한 ‘루쿠아 지카 바루(ルクア地下バル)’ 짧게 ‘바루치카(バルチカ)’라 불리는 곳이다. 우메다의 큰 쇼핑몰 중 하나인 루쿠아(Lucua)의 지하에 있는 ‘바(Bar)’라는 의미다. 이곳은 원래 일본의 유명 백화점인 ‘이세탄'이 있었던 빌딩으로, 이세탄 백화점의 슈퍼마켓이었다. 백화점의 지하 슈퍼마켓답게 음식에 이용하는 재료나 완전조리 제품들로 백화점 특유의 럭셔리 마켓을 대상으로 한 곳이었다. 그랬던 이곳이 ‘루쿠아 이레(Lucua 1100)’라는 쇼핑몰로 바뀌면서 리뉴얼을 한 것이다. 그리고 나서 생긴 곳이 바로 바루치카다.


오사카 우메다의 루쿠아 1100에 위치한 ‘바루치카’ (출처=Eonet.jp)

바루치카의 슈퍼마켓 한큐 오아시스의 키친 & 마켓. (직접 촬영)


이 바루치카는 이제까지 일본에서는 없었던 개념을 도입한 ‘슈퍼마켓'과 ‘바'가 혼합된 형태다.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고급 슈퍼에서 포장하여 파는 질 좋은 음식이나 샐러드, 타파스 등을 사서 슈퍼의 한켠에 위치한 괜찮은 인테리어의 바에서 와인이나 맥주같은 술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른바 ‘낮술'이 가능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가격은 술집 안주보다는 훨씬 저렴하지만, 슈퍼마켓의 음식이라 할 수 없을 정도의 좋은 음식과 와인 한잔을 곁들일 수 있는 괜찮은 장소를 함께 제공한다.


바루치카 슈퍼마켓의 바. 슈퍼에서 산 물건을 바로 먹을 수 있고, 술도 한잔씩 주문 가능하다. (직접 촬영)

슈퍼마켓 한켠에 위치한 테이블 바. (직접 촬영)

슈퍼 안의 샐러드 바에서 원하는 야채를 마음 껏 담아 바로 먹을 수 있다. (직접 촬영)


사진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지만, ‘슈퍼마켓' 음식이라기엔 럭셔리하고, ‘바’라고 하기엔 밝은 분위기다. ‘술을 마시는 공간' 이외의 이곳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비싼 브랜드의 포장육을 적당한 가격에 사서 바로 옆에 위치한 작은 카운터에서 구워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스시나 사시미를 파는 코너에서 바로 막 해체된 참치를 사서, 바로 옆에 위치한 스시바에서 먹을 수도 있다.


포장육을 구워서 바로 먹을 수 있지만, 슈퍼안 육류 코너에서 이렇게 주문도 가능하다. (직접 촬영)

고기 코너 옆에 위치한 이트 인(Eat in) 공간. (직접 촬영)

사시미와 스시 코너 옆에도 사서 먹을 수 있도록 테이블과 수저 등이 구비되어 있다. (직접 촬영)


바루치카의 또 하나의 특징은 같은 층에 위치한 식당가에도 있다. 보통 백화점의 지하 식당가를 생각하면 좀 복잡한 푸드 코트나 상층에 위치한 식당을 연상할 수 있지만, 이곳의 지하에는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고급 식당의 체인점이나 베트남, 타이, 일식, 야키니쿠, 이자카야 등 다양한 식당이 입점해 있다. 이들은 흔히 백화점 상층에 위치한 음식점을 지향한다기 보다는 퇴근 후 바로 한잔 하고 돌아갈 수 있는 ‘바'를 지향한다. 이른바 푸드코드와 고급 식당의 중간쯤에 위치한 ‘바’ 형식의 음식점인 것이다. 서서 먹는 쿠시카츠(꼬치구이)집이라든지, 바 카운터만으로 된 ‘1인 야키니쿠 식당' 등의 음식점들이 도저히 고급 음식점의 체인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형태로 입점해있다.


유명 야키니쿠 체인점 만노. 바 형식의 작은 고깃집이다. (출처=we-love-osaka.jp)

혼자 앉아서 고기를 구워먹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만노의 바 형식의 테이블. (출처=eonet.jp)


이곳에서는 술 한잔을 곁들인 요리를 1,000엔이 안되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1~3차를 모두 다른 식당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서서 술을 한잔 마시다가 옆으로 두세발짝만 걸으면 다른 식당의 요리를 간단히 즐길 수 있다. 첫 잔은 일본식 튀김과 함께, 둘째 잔은 이자카야에서, 세번째 잔은 타이의 똠양궁과 함께 먹으러 바로 이동이 가능하고, 또 3차까지 가더라도 3,000엔 정도의 가격에 해결할 수 있다는 매력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서서 한잔하면서, 유명한 키쿠야의 튀김요리를 먹을 수 있다. (출처=eonet.jp)

간단하게 나오는 키쿠야의 튀김세트. (출처=eonet.jp)


이 ‘바루치카’가 오픈하자, 오사카의 텔레비젼 방송국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했었다. 그리고 정말 인기가 치솟아 한때는 낮에 이 바루에 가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섰었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같은 우메다 지역에서 이 바루와 비슷한 슈퍼마켓이 계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얼마전 새롭게 오픈을 한 요도바시 카메라 링크스 몰의 ‘하베스’도 있다. 이곳 역시 슈퍼마켓이긴 하지만 완성된 포장요리를 팔며, 음식과 술을 마실 수 있는 ‘바(Bar)’ 공간이 있다. 또, 오사카의 후쿠시마(동북지역 후쿠시마와 이름이 같다) 지역의 한큐 오아시스 슈퍼마켓 또한 고급 슈퍼마켓의 완전조리 식품을 사서 테이블에 앉아 맥주와 함께 마실 수 있는 코너는 물론, 바깥쪽에 테라스 테이블을 을 준비하여 귀갓길 직장인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고 있다.


요도바시 카메라 링크스의 슈퍼마켓 하베스. (직접 촬영)

하베스 슈퍼마켓의 한켠에 위치한 생맥주 코너. (직접 촬영)

오사카시 후쿠시마 후쿠마루 길의 한큐 오아시스 슈퍼마켓. (출처=eonot.jp)

다른 편은 그냥 평범한 슈퍼마켓이다. (출처=eonet.jp)

한큐 오아시스 후쿠마루 길 슈퍼안의 맥주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 (출처=eonet.jp)


그렇다면 왜 일본의 슈퍼마켓은 갑자기 ‘바'를 표방하면서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게 된 것일까? 그리고 왜 사람들은 슈퍼마켓의 이런 ‘공간 아이디어’에 열광하게 된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일본 사람들의 성향과 깊은 관련이 있을 듯하다. 일본은 한창 일본의 경기가 좋았던 시기부터 고급 바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90년대 버블 경제의 붕괴이후, 실리주의적 성향이 강해지게 되었다. 하지만 실리주의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작은 사치에 대한 갈망은 더욱 꿈틀거리게 되었다. 비싼 슈퍼마켓에서 늘 물건을 사기는 부담이 되지만, 가끔 럭셔리 슈퍼마켓의 바와 같은 인테리어를 갖춘 ‘이트 인(Eat in) 공간'에서 일반 슈퍼마켓보다는 비싸지만, 바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음식의 맛과 술자리를 즐길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마케팅이 성공을 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와인과 맥주를 낮에도 대 놓고 즐길 수 있는 ‘허가된 공간’이 생긴 것이다!


슈퍼마켓 내부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맥주들. (출처=hukushimaku.jp)

2층에 음식과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좌석과 바가 50석 준비되어 있다고 선전하고 있는 슈퍼마켓의 창문 광고. (출처=hukushimaku.jp)


사실, 나도 우메다에 이 슈퍼마켓 바가 생겼다는 뉴스를 듣고 일본인 친구와 낮술을 하러 루쿠아 바루치카에 들렀었다. 대낮부터 슈퍼마켓 ‘바'에 앉아 일본 각지에서 온 진수 성찬을 단돈 몇백 엔씩에 사서 화이트 와인을 마시니 세상이 행복하게 느껴졌다. 아! 이 맛에 사람들은 ‘슈퍼마켓 바’를 찾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에서 와인 두 잔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만족스럽게 계산을 하고서 가족들을 위해 별미 음식으로 장을 봐 슈퍼마켓을 나왔다. ‘바루치카’의 성공 이유를 굳이 알아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앞으로 우메다 지역의 이 ‘바루'의 성공이 일본 슈퍼마켓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어 나가게 될지 기대가 된다. 누가 알겠는가? 오사카 역, 시내의 한복판에 위치한 럭셔리 슈퍼마켓의 성공이 일본 슈퍼마켓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어 놓게 될는지.   


[이수진]

한국에서 열심히 일만 하다가 약 16년전, 결혼과 동시에 일본으로 건너오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마리끌레르><하퍼스바자><보그걸> 등의 잡지에서 십년 조금 넘게 패션 에디터를 하며, 여러 나라를 다니고 느낄 기회가 많았지요.  현재는 일본 오사카의 <국제교류센터> 등에서 통역, 번역, 한국어 강사, 그리고 <Goodday Minoh>라는 일본의 FM라디오에서 한국어 DJ도 맡아 활동 중입니다. 일본은 정말 신기하게도 한국과 닮아 있기도 하고, 정말 다른 점도 동시에 가진 나라입니다. 이제부터 우리가 아는 듯 모르는 일본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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