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젠가부터 노포(老鋪)라는 단어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노포란 ‘오래된 가게’라는 뜻으로 옛 고(古)자가 아니라 늙을 노(老)자를 써서 마치 사람을 대하는 것 같은 어감을 주는 것이 흥미롭다. 노포라는 단어가 자주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인데 국내에 마땅한 단어가 없어 일본 단어를 대신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작 일본에는 ‘老舖(시니세)’라는 또 다른 한자 표기 방식도 존재한다. ‘老鋪’건 ‘老舖’건 오래된 가게는 언젠가 한 번 다뤄보고 싶은 대상이었다. 일반 시민이 가장 밀접하게 접할 수 있는 레거시 플레이스이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 한국에는 오래된 가게가 드물다. 뿌리 깊은 사농공상의 가치관으로 인해 상업을 천시해 온 것, 한국전쟁과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도시 맥락이 파괴된 것, 건물의 수명이 짧은 것 등을 종종 그 이유로 든다. 물론 신분제 철폐로 인해 가업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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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진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축을 시작과 끝으로 삼되, 그 사이의 다양성을 최대한 경험하려 한다. 서울 구도심에 자리를 잡아 전국과 해외로 활동 범위를 키웠고, 현대 건축가이면서 한옥 작업을 꾸준히 해 오고 있으며, 글과 강연을 통해 넓은 세상을 직접 만나고 있다. 서울대와 예일대에서 공부했고 김종성과 김태수의 사무실에서 실무를 익혔다. ‘무지개떡 건축’이라는 개념을 창안하여 이론과 실무 양쪽에서 자신의 건축 세계를 만들어왔다. 대표작으로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 <원앤원 63.5>, <춘원당 한방병원 및 박물관>, <무카스 사옥>, <씨마크 호텔 호안재>, <노스테라스> 등이 있으며 <한옥이 돌아왔다>, <무지개떡 건축>, <가장 도시적인 삶> 등 7권의 단독 저서를 출판했다. 서울시건축상, 대한민국한옥대상, 대한민국공공디자인대상, 김종성건축상, 건축역사학회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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