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with SPI

미래의 라이프 스타일과 부동산

2020. 05. 20·
전경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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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리판의 전경돈 대표와 함께 프롭테크 시장의 다양한 이슈에 대한 생각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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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우리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미래의 일터, 미래의 쇼핑, 미래의 집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진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의 IT 기술과 배송 인프라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잘되어 있어 이커머스와 재택근무사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음을 증명해 준 기회가 되었다. 아직도 가족 구성이나 집의 형태에 따라 재택근무의 효율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서 부동산 업계는 미래의 부동산에 대해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2001 년, 미래학자 제레미 레프킨의 <소유의 종말(원제: Age of Access)> 이라는 책이 나올 때 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과연 그런 시대가 올까 하는 의구심을 가졌지만, 2020년 우리는 현재 사람들이 ‘소유 보다는 구독’으로 삶을 즐기고 향유하고 있는 사실을 목도했고, 발달한 기술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제레미 레프킨은 책에서 산업 사회를 지탱해 온 ‘소유’라는 개념이 종말을 맞게 되며, 속도에 좌우하는 변화의 시대에 물건을 움켜쥐고 있는 것은 더 이상 부의 척도가 아닐 뿐만 아니라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소유의 대명사인 부동산은 접속의 시대에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할까? 최근 디지털 노마드족이 한 층 더 진화한 ‘아도레스 호퍼족’이라는 용어를 접하게 되었다. ‘디지털 노마드족’은 회사를 벗어나 노트북과 모바일로 언제 어디서든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리고 이 삶의 방법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더욱 빛을 발했다. ‘아도레스 호퍼족’은 일본에서 만든 신조어로 어드레스(address, 주소)의 일본식 발음인 ‘아도레스’에 캥거루처럼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는 사람을 뜻하는 ‘호퍼(hopper)’를 합해 만든 말이다.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주소를 바꿔가면서 사는 사람을 뜻한다. 주소를 바꿔 가면서 산다는 것은 삶이 터전을 바꾼다는 것이라 우리 세대에게는 낯설고 비현실적으로 생각이 되나, 자산가치 하락을 경험한 일본에서는 이미 익숙한 개념으로, 빈집도 많아서 아도레스 호퍼족을 겨냥한 업체들도 생겨난 모양이다. 업체들이 빈집을 모아 깨끗이 수리하여 홈페이지에 올리면 아도레스 호퍼족들은 그 집들에 ‘세’들어 사는 것이 아니라 ‘구독’하면서 원하는 곳에 원하는 시간만큼 머무를 수 있다. 월 구독료는 대략 한화 50~100만 원 정도로 일년 구독 시 조금 더 혜택을 준다고 한다. 임대료의 경우 임차인이 나가면 당장의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지만 구독 모델은 수익률을 훨씬 안전하게 예측할 수 있는 장점과 더불어 구독자 수가 늘었을 때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더 다양해지는 장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 매일경제 2019.04.08 집은 필요없다는 일본의 젊은이들 주소 바꿔가며 사는 ‘아도레스호퍼族’)

인공지능까지 가세한 기술의 발달로 구독 서비스의 범위는 차에서 집까지 매우 넓어졌으며, 더 나아가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삶의 방식의 변화 속도도 매우 빨라졌다. 달리보면, 삶의 방식의 변화가 더 다양한 구독 상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필자는 아도레스 호퍼족이 구독경제의 대표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아직 소유의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이 보인다. 부동산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한 이러한 생각은 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롭테크 시장에 몸담고 있는 나로서는 ‘아도레스 호퍼족’과 일련의 현상을 통해 부동산이 소유를 넘어 네트워크 비즈니스로 진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가 미래에 주목해야 하는 비즈니스는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발맞추어 부동산을 기반으로 제공될 수 있는 네트워킹 및 부가 서비스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프롭테크는 그러한 서비스 제공에 반드시 요구되는 효율성과 편의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변화를 면밀히 살핀 프롭테크 시장 플레이어들의 고민이 더해진다면 새롭고 다양한 부동산 기반 상품의 등장이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필자 또한 그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두근거리는 마음 한편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미래는 불투명하나 그 안의 가능성은 꿈꾸는 자에게만 미소를 보인다. 프롭테크 시장의 발전과 더불어 우리가 맞이할 새로운 시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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