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with SPI

데이터는 더 가까이, 재미있게

2020. 11. 27·
김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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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0년 동안은 Z세대가 먹고, 입고, 사는 모든 생활양식이 트렌드를 주도하리라는 예측이 있습니다.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와 서울대학교 부동산학회 ‘SRC’가 함께 기획한 본 칼럼 [Z speaks Z]를 통해 Z세대의 공간 활용 방식과 그 이유를 Z세대의 시각으로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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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더 가까이, 재미있게

데이터라는 말은 가끔 차갑고 딱딱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앞으로 Z세대에게도 데이터가 그렇게 딱딱한 느낌으로 자리잡을지는 알 수 없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게 더 맞는 서비스를 추천하고 콘텐츠를 큐레이션하는 사이트들, 상품 정보와 후기를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많은 앱들이 MZ세대의 일상에는 이미 깊숙히 파고들어 있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은 영상입니다.” 요새 유튜브 댓글란에서 흔히 볼 수 이는 댓글이다. Z세대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시청한 영상들에 따라 ‘알고리즘’이 내게 영상을 추천하는 데 익숙하다. 영상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서비스 내에서 이용 기록을 ‘데이터’로 남기면 서비스는 마땅히 내게 최적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알려주리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모든 젊은 세대들이 그래 왔겠지만, Z세대는 더욱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풍부한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고, 그런 지식을 활용하는 데 망설임이 없다. 아무리 ‘리셀’을 고려한다고 해도 2~300만원짜리 명품을 구매하는 10대들의 담력에는 감탄할 수밖에 없다. ‘엄빠 찬스’도 한몫 하겠지만 해당 명품을 얼마동안 입고 어디에 올리면 정확히 얼마의 ‘리셀가’를 받을지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데이터는 결국 추천이고, 개인화고, 가격 예측이고, 큐레이션이다. Z세대는 이미 이러한 서비스들의 본질을 체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 혜택을 최대한으로 누리고자 바삐 움직이고 있다.

데이터는 단순히 숫자나 문자 형태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패션을 좋아하는지 같은 시각적 정보나, 내가 어떤 음악을 주로 듣는지 같은 청각적 정보 등을 모두 포괄한다. 이런 데이터를 플랫폼이 축적하고, 또 플랫폼에 나에 대한 정보를 주어야만 이런 서비스들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인식하고 가장 잘 맞는 뷰티 유튜버와 아이템을 추천하는 잼페이스, 내가 좋아요를 누른 게시물들 기반으로 패션 아이템을 추천하는 스타일셰어, 나의 음악 취향에 따라 랜덤하게 새 노래를 추천해주는 스포티파이 등 말이다.

밀레니얼 이상의 세대에게 데이터가 차갑고 수학적인 느낌을 준다면, Z세대, 그리고 이후의 세대에게 데이터라는 단어는 주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커머스 등과 결합해서 연상되는 단어가 될 것이다.

잼페이스’ 에서는 내 사진을 인식해서 가장 유사한 뷰티 유튜버를 추천해 주고, 뷰티 영상에서도 제품 사용 구간, 실제 메이크업 구간 등으로 점프할 수 있다. 뷰티 유튜브 영상의 큐레이션이라는 목표 아래 사용자들과 웹상의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한 결과다.

나를 남과 잇고, 나를 브랜드와 잇고

특정한 플랫폼이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하나는 개인들이 직접 해당 플랫폼 혹은 어디에선가 제공하고 사용에 동의한 사적 데이터(personal data), 하나는 일반적으로 정부 기관 등에서 정리하여 제공하는 공공 데이터(public data)이다. 일반적으로 플랫폼은 개인 데이터를 스크래핑 기법 또는 api(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 중인 데이터3법 하에서는 2022년까지 api 방식으로밖에는 개인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다.) 방식으로 제공받아 가공해서 활용하고, 그 외에도 공공 데이터 등을 이용하여 보다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여기에 더하여 서비스 제공자 측이 웹 크롤링 등을 통해 추가로 정리 확충하고자 하는 데이터(주로 인터넷상에 산재되어 있는) 등을 합치면 서비스를 만드는 데 필요한 DB를 어느 정도 구축할 수 있다.

최근에는 데이터3법의 도입으로 마이데이터 산업 관련 논의도 활발해졌는데, 기본적으로 개인 데이터를 사고팔 수 있는 거래소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위변조가 불가능할 것, 개인이 데이터의 사용 여부에 대해 동의할 수 있고 정당한 대가를 수령할 수 있을 것, 데이터의 적절한 가격 책정이 가능할 것, 이후 사용 내역을 추적할 수 있을 것 등의 조건들이 필요하다.

기존의 인프라 하에서도 개인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인에게 서비스 내에서 특정 취향을 선택하게끔 하거나, 개인의 사용자 흐름(user flow)에 따라 더 적합한 콘텐츠를 추천하거나, 나아가 스크래핑 기법 등을 통하여서 개인이 사용에 동의한 데이터를 여러 플랫폼들에서 가져오는 방식이 활용되어 왔다. 가령, 내가 가입한 모든 보험들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인 ‘보맵’이 그 예시 중의 하나이다. 플랫폼이 직접 여러 가지 보험 채널에서 가입 정보를 가져와서 정리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같이 개인의 데이터가 활용되기 시작하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를 다른 사람들과 이어주기도 쉬워진다. ‘아자르’나 ‘웨이브’ 등의 Z세대 맞춤형 영상통화 앱은 나의 사용정보를 바탕으로 다음 상대방을 추천해준다. ‘젠리’등은 심지어 금기시되었던 위치 등의 개인정보까지 남한테 제공함으로써 내가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를 계속 친구들에게 보여주도록 되어 있는데, Z세대에게는 정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개인의 데이터를 이용하면 나와 브랜드를 이어주는 것도 더 쉬워진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의 사용자 흐름(user flow, click flow)을 이용해서 상품을 추천받거나 다음 영상을 추천받았지만, 앞으로는 전혀 다른 콘텐츠 추천의 세계가 열릴지도 모른다.

가령 나의 정체성을 크게 2-3개로 구분해 각기 다른 콘텐츠와 상품을 추천해주면 어떨까? 바야흐로 ‘놀면 뭐하니’ 등의 TV 프로그램을 비롯해 ‘부캐’ 열풍이 여러 미디어를 휩쓸고 있는 시대인데, 플랫폼에서 나의 정체성을 크게 몇 가지로 분류하고, 정말로 그런 ‘라이프’를 살고 있는 나에게 어울리는 브랜드를 추천해줄 수도 있다. 또한 그런 ‘라이프’ 를 살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이어주고, 그 안에서 세부적인 ‘스타일’을 제안하기도 더 편해질지도 모른다.

항상 나를 감시하는 끔찍한 세계는 결코 와선 안 되겠지만, 어쩌면 지금의 Z세대는 대단히 유쾌하고 유연한 방식으로, 나의 데이터를 여러 플랫폼과 브랜드가 활용할 수 있도록 기꺼이 내어주고, 이를 통해서 내게 최적의 옵션들만 골라서 소비할 수 있는 완벽한 하루하루를 보낼지도 모른다.

‘선택장애’라는 말은 역설적으로 모든 옵션 중 최악과 최선을 가리기가 어려울 정도로 하나하나의 옵션이 비슷하게 좋아졌다는 뜻이다. 더 이상 브랜드들이 차별화를 논하기 어려워질 때, 이제는 그 1mg, 1mm의 차이를 정해주는 대상이 ai와 각종 큐레이션 시스템이 될지도 모르고, 이는 사람들이 매일매일 생산하고 저장해두는 두터운 ‘데이터’를 연료로 쑥쑥 커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 형태는 아주 말랑말랑해서, Z세대가 소비하기에 조금도 무리가 없는 형태일 것이다.

 


 

<오늘 Z Speaks Z에서는 서울대학교 부동산학회 프롭테크팀장을 맡았고, 지금도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의 랩에서 연구하고 있는 홍원기 님의 칼럼을 함께 실었다. ‘공간과 데이터’를 주제로 한 글을 읽으면서, 앞으로 부동산 데이터들은 어떻게 발생하고 활용될지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

공간과 데이터

구글은 2011년부터 2015년 여름까지 6억 개가 넘는 장소와 사람 및 사물 등에 관한 500억 개 이상의 관계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수집해야 할 정보는 모두 수집했고, 빠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제 수집한 정보를 서로 연결해 관련성 있게 정리해야 합니다.” (『구글의 미래(2016)』, 토마스 슐츠)

4년 전 교내 SNU in SiliconValley 프로그램으로 마주한 구글 본사는 데이터기반 의사결정의 결정체이었다. 구글은 사무 공간 구조나 작업환경 같은 문제조차 복잡한 데이터분석을 통해 결정한다. 데이터에 따르면 고층 빌딩은 생산성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위로 쌓는 대신 옆으로 퍼지는 건물 구조가 더 낫다는 얘기다. 또한 구글은 생산성과 최대 효율성 가치에 맞는 창의적인 인재들이 모이는 곳이다. 이들이 모였을 때 진정 혁신적인 창조가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모두의 협동을 위해 벽과 층으로 나뉘는 모든 경계를 없애버렸다.

이와 같이 데이터에 기반하여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폭(broad and long data)-그 양이나 다양성이 중요하고, 문제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깊이(deep and timely data)-상세성과 관련성이 중요하다. 가령 고객 만족도를 알고 싶으면 고객에게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에 만족하십니까?”라고 설문조사를 통해 정성적으로 물어보면 된다. 신빙성을 높이려면 질문 대상 수 n명을 늘리면 된다.

그러나 고객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에 만족/불만족하고, 무엇이 은연중에 자신의 이목을 이끌었는지, 구매에 이르기까지의 프로세스를 추적하는 것은 이 같은 단순한 질문만으로는 부족하다. 빅데이터 시대에는 매장에서 고객이 관심을 보이는 물건을 파악하기 위해 CCTV를 분석해 고객의 동선과 머무는 위치를 파악하기도 한다. 이 분야는 AI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목표-지향 추적 기법(GDT)을 이용한다. 연속된 영상으로부터 물체의 위치를 추정하는 객체 추적 기술로 고객들의 궤적을 파악하고 데이터화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 데이터가 가져야할 고유한 특성

– deep data : 상세함 (granularity, 입자성)
– long data :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변화를 보여줌
– broad data : 관심 주제 혹은 의사결정 사안에 대한 모든 이슈를 다룸
– timely data : 데이터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특정 시점의 데이터가 있어야 함

한편, ‘나이키의 라이벌은 닌텐도’라는 말처럼 부동산에서 새롭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기업은 다름 아닌 이동통신사이다. 대한민국은 국민 95% 이상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고, 스마트폰 보유율 세계 1위인 나라이다. 그리고 현재에도 인터넷과 인공지능의 보급은 더욱 확대되고 있으며,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정보는 5분마다 지역 기지국으로 전달되고 보관되어진다. 이러한 공간에서 발생하는 모든 모바일 데이터를 독점하고 있는 기업이 이동통신사이기 때문에 부동산에서 이목을 끄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모바일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특정 지역의 상주인구, 유동인구, 생활인구, 내/외국인, 성별, 연령 분포들을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모바일 공간 통계’라 일컫는다.

모바일 공간 통계를 활용한 일례로, 이태원 상권들의 흐름을 파악하는 과제를 진행한 적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5년 전의 “이태원에서 만나”라고 하면 이태원은 경리단길을 포함한 녹사평역부터 이태원역에 이르기까지 권역(이태원1동)을 지칭했지만, 하지만 지금의 이태원은 이태원역에서 올라와 한강진역~순천향대학병원까지의 권역(한남동)을 말한다. 현재 한남동의 주 소비층은 30대, 40대, 20대 순이며 남성이 여성보다 1.5배 더 많이 분포하고, 평일에도 소비가 높은 편이며, 소비 피크타임은 14~18시임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한남동에는 주중 오후타임에 30~40대가 약속을 위한 혹은 비즈니스를 위한 장소로 많이 이용되는 지역임을 유추할 수 있다. 따라서 모바일 공간 통계데이터를 활용하면 구체적인 소비자 타겟을 설정하고, 업종을 선택하는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성공적인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단, 데이터를 이용한 사례가 추상적인 정보에서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건축에서도 활용하고 발현되고 있다. 네덜란드에 소재한 MVRDV 설계사무소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MVRDV는 ‘몽상을 현실에 구현해 간다’는 평가를 받는 사무소이며, 이들은 자신들만의 건축 방법을 ‘데이터스케이프(Datascape)’이라고 일컫는다. 건물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정보 – ‘생태적 요소’, ‘경제적 요소’, ‘사회적 요소’, ‘공간적 요소’ 등의 상호관계들을 조사해 데이터화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기능을 구분하고, 공간구성의 기준들을 도출하여 건축물을 짓는다.

MVRDV는 공간의 밀도성을 연구한 <파맥스Farmax> 이론을 바탕으로,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암스테르담 근교에 노인 전용 아파트 ‘보조코(WoZoCo) 아파트’를 지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들은 주거 문제를 안고 있는 암스테르담 사회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주위 생태와 경제적 그리고 공간적인 데이터 요소를 모두 고려하여 독특한 모양의 집합주택 건물을 만들었다. 가령 그들은 100세대나 되는 모든 집에 충분한 일조 시간을 제공해야 하는 규정을 지키기 위해 북쪽의 13세대를 과감하게 공중에 띄웠다.

그림 2: WoZoCo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출처=MVRDV)

※ 우리나라에서 MVRDV 건축을 경험할 수 있는 5곳

ㆍ서울, 서울로 7017 (SEOULLO 7017 SKYGARDEN, 2017)
ㆍ서울, 청담동 청하빌딩 (CHUNGHA BUILDING, 2013)
ㆍ인천, 파라다이스시티 (THE IMPRINT, 2018)
ㆍ광주, 광주폴리 (GWANGJU FOLLY, 2017)
ㆍ안양, 안양예술공원 전망대 (ANYANG PEAK, 2006)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구글의 “이제 수집한 정보를 서로 연결해 관련성 있게 정리해야 합니다.”라는 말처럼, 이제는 축적된 데이터간의 관련성을 연결지어,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 가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이다. 그리고 부동산(공간)에서의 발생하는 데이터는 무궁무진하며 소비자에게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는 소재들이 늘 우리 도처에 널려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홍원기(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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