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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촌티를 벗고 일본의 중심을 꿈꾸다

2020. 04. 21·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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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정말 신기하게도 한국과 닮아 있기도 하고, 정말 다른 점도 동시에 가진 나라입니다. 이제부터 우리가 아는 듯 모르는 일본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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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Gigazine.net)

16년 전, 오사카에 와서 처음 느꼈던 건 ‘어? 일본 사람들의 스타일이 왜 이렇게 촌스럽지?’ 였다. 한국에서 살 때, 출장이나 여행으로 도쿄에 오갔을 때는 거리에서 우리나라에 없는 독특하고 멋진 스타일들을 보고 즐길 수 있었는데, 처음 오사카에 와서 본 거리의 사람들과 백화점의 스타일은 소박함(?) 그 자체였다.

(사진 출처: vogue.com)

이상했다. 패션잡지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본 일본은 파리, 밀라노, 뉴욕, 런던 그리고 다음이 도쿄 컬렉션일 정도로 패션의 5대 컬렉션을 가진 나라였고, 우리보다는 훨씬 패션에 있어서 앞서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당시 파리 컬렉션에도 요지 야마모토나 커스텀 내셔널 같은 일본의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우리나라 디자이너들 보다 한발 먼저 자리를 잡고 있었고, 한국의 패션 기자로서 나는 그것이 조금 질투도 났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우리나라 기자들보다 더 대접을 받는 듯한 일본 패션 에디터들을 보며 약간 기가 죽기도 했다. (아마도 이건 외국에서, 초기 한국의 패션잡지의 기자가 혼자 고군분투하면서 든 착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쨌거나 우리보다 훨씬 앞서있다고 생각했던 일본의 제 2의 도시인 오사카는 나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 당시에 나는 잡지사의 일로 서울에서 도쿄를 자주 오갔기 때문에 일본이 익숙했고, 일본의 다른 주요 도시들도 도쿄와 비슷하리라 막연히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일본도 도쿄 이외의 곳은 패션적으로는 그리 발전하지 않았고, 관동지방에는 요코하마, 관서지방에는 고베가 스타일의 도시라는 것을.

(사진 출처: fashion-press.net)

오사카는 상업과 음식이 발달한 곳이다. 하지만 도쿄, 오사카, 교토 중 남편의 일자리로 선택한 곳이 오사카였고, 일본에 대해 잘 몰랐던 나는 큰 거부감 없이 이곳으로 와버렸다. ‘아… 우겨서라도 도쿄에서 시작 할걸. 지금이라도 남편을 꼬셔서 도쿄로 가볼까…’ 이런 후회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기까지 계속 내 마음을 괴롭혔다. 그리고 국적을 불문하고 일본에 사는 모두에게 불행했던 그 지진이 난 이후, 일본은 급속도로 바뀌어 갔다. 수도권에만 집중되었던 많은 회사들이 오사카로 그 기능을 옮겼고, 많은 사람들이 도쿄에서 오사카로 이주하게 되었다. 아이가 다니는 국제학교에서도 도쿄에서 이곳으로 이주한 일본 친구들을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일본의 수도 기능의 분산이라는 정책 아래 오사카로 많은 관심이 쏠리게 되었고, 오사카 우메다를 중심으로 많은 빌딩과 백화점, 쇼핑몰이 새로 들어서며 도시는 한층 세련되어졌다. 그에 따라 부동산의 가치도 현격히 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동경 이주의 꿈을 접었다.

(사진 출처: icotto.jp)

하루 아침에 모든 기능을 분산하기는 어려웠겠지만, 그 이후 내 눈에 촌스럽기만 했던 오사카도 많은 변화를 겼었다. 2004년까지 갤러리아, 현대백화점이 익숙했던 내게 그 당시 오사카 제일의 백화점인 한큐 백화점은 정말 작고 보잘것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우메다의 한큐 백화점에서 신나게 쇼핑이 가능하다. 스타일리시한 구두를 원하면 한큐백화점 우메다 본점 구두 코너에 가면 된다. 이젠 온갖 브랜드의 구두와 스니커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쿨한 셀렉트 숍에서의 쇼핑을 원하면 우메다의 그랜드 프론트 오사카(Grand Front Osaka)에 가면 된다. 일본식 캐주얼 쇼핑을 원하면 바로 옆 루쿠아(Lucua)에 가면 된다. 이런 오사카가 되기까지 무려 16년이 걸렸다. 내게는 기나긴 세월이었다.

(사진 출처: obayashi.co.jp)

뭐든 천천히 흘러가는 일본. 처음 이곳에 와 쇼핑을 시작했을 때, 많은 가게들에서는 신용카드를 쓸 수 없어 많이 당황했었던 기억이 있다. 빠르게 변하는 인터넷 문화에 가게들이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큰 주유소에서조차 외국의 모르는 이름의 신용카드여서 받을 수 없다는 직원의 대답에 아연실색을 한 적도 있다.

일본 사람들은 다들 버블 경제가 무너지고 나서의 잃어버린 30년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지금, 일본은 변화해야하는 시점에 와 있다. 많은 일본인들이 더 이상은 예전의 것을 묵묵히 지키고, 해나가는 것만으로 일본을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 중 한 곳이 오사카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었다고 하나 오사카의 도심 한가운데는 다시 개발이 진행중이고, 공격적으로 쇼핑센터가 지어지고 있으며, 예전의 소박한 모습에서 환골탈태 중이다.

(사진 출처: Gentosha-go.com)

막 에디터가 되었던 시절, 나에게 스타일적인 면에서 동경의 대상이었던 일본의 모습은 더 이상 찾을 수 없다. 오히려, 16년을 이곳에서 산 지금은 그 반대인 경우를 자주 느낀다. 내가 대학시절 일본 드라마를 보며 느꼈던 것들을 요즘 일본 젊은 여성들은 한국 드라마를 보며 느끼고, 내가 일본의 패션 스타일을 동경했던 것처럼 요즘 젊은 일본 아이들이 한국의 패션 스타일을 보며 따라한다. 이 상황이 나는 참 재미있다. 앞으로도 난 일본의 여러가지 것들을 보고 느끼고, 일본에서 사는 한국인의 시각으로 글을 쓸 것 같다. 일본에서 오래 살아온 한국인인 나에게 보이는 여러 생각들을 이곳에서 함께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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