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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품 쇼핑: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 가능성

2020. 04. 09·
신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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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의 BTSC(Beyond The Shopping Center)
며칠간 집밖을 나서지 않더라도 ‘직접 사람을 만나는 것’이외에는 거의 모든 활동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심지어 친구의 생일파티조차 화상회의를 통해 축하하고, 쇼핑몰 선물하기로 선물을 배송하고, 배달앱으로 실시간 케익과 파티음식을 보낸다.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곳에서 모든 것이 가능한 대형쇼핑몰, 중심가의 SPA 매장, 대기업의 F&B들이 마켓쉐어를 이끌어 가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 긴 대기줄 앞에는 스트리트 캐쥬얼의 플래그십매장, 로컬의 테이블 몇 개짜리 맛집들, 좁다란 골목을 찾아들어가야 하는 인테리어가 멋진 카페들이 자리한다. 소비자들의 시간과 경험을 타겟으로 하는 타임쉐어의 시대로 변화한 것이다. 리테일의 매출로 경쟁하던 쇼핑센터들의 시대를 넘어서, 집을 나서지 않는 고객들을 불러내어 그들의 시간을 좀더 길게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공간들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명동, 종로, 신촌 등 한 시대를 대표했던 중심가 곳곳에 몇 개월째 ‘임대중’ 표시가 붙여진 지금, 오픈런을 하지 않고는 들어가 볼 수도 없는 공간들의 매력은 무엇이고, 어떠한 특징과 전략을 가지고 있을지, 실 사례를 들어 살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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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말 ‘온라인 쇼핑 생태계 성장과 경쟁’ 세미나에서 정희정 닐슨코리아 팀장은 “Z세대인 10~20대는 지그재그, 무신사, 번개장터 같은 [전문쇼핑몰]의 이용 비중이 다른 연령대에 비하여 압도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 중고, 전문몰’ 3개의 키워드가 Z 세대의 소비의 중심 요소라고 할 정도로 중고소비를 향후 트렌드의 한 축으로 꼽았다. 이러한 중고 거래의 성장은 Z세대나 밀레니얼 세대에 한정되지 않고, 전연령대에서 고른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닐슨코리아의 리서치 결과를 보면 3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지그재그나 무신사 등의 쇼핑몰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으나,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앱은 전 연령대에서 폭넓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출처: https://news.joins.com/article/23706804

실제로 지난 해 중고나라의 거래액은 3조5천억 원이었으며, 번개장터의 거래액은 1조 원, 당근마켓의 거래액도 7천억 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중고나라는 2003년 오픈한 네이버 [중고나라]까페(2016년 앱 출시), 번개장터는 2011년, 당근마켓(당신의 근처에서 만나는 중고직거래)는 2015년에 런칭했으며, 국내 빅3 중고거래 채널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이렇듯 M-Z세대의 대세 소비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중고거래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의 경우 기본적으로 앱을 통하여 중고물품의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중개 플랫폼이다. 내가 사용하던 물건의 사진을 찍어 직접 가격을 책정하고, 이를 원하는 구매자와 직거래를 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비용이 발생하는 오프라인 매장이 필요 없으며, 개인 판매자나 구매자에게는 별도의 판매 수수료 등도 받지 않는다.

물론 오프라인에도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중고매장들이 다수 자리잡고 있다. 이미 독립적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중고차 시장, 자치구마다 자리잡은 재활용 센터, 광장시장 등의 빈티지 의류매장, 청담동의 명품 중고매장, 강남역, 홍대 등에 자리잡은 중고서점이나 전자상가의 중고 휴대폰 전문 매장 등 이미 오프라인 중고 매장은 우리 소비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중고 매장은 개인에게 중고물품을 구입한 후, 일부 수선 등 처리를 거쳐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하여 수익을 낸다.

그러나 일부 중고차 매장, 서점, 명품 중고매장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국내에는 본격적인 기업형 중고 전문 매장은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일본에서는 서적이나 CD, DVD 대여, 중고 판매 등이 중심이 된 오프라인 중고매장이 오래 전부터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를 잡아왔으며, 여기에 의류, 브랜드 상품(명품), 보석 등이 추가되며 중고매장 자체가 독립적인 리테일 테넌트로 성장해 왔다. 일본에서는 중고나 재활용보다는 재사용[REUSE]라는 말을 주로 사용하며, 시장 규모 자체도 매년 성장중이다(아래 표 참조).

일본의 [Reuse Business Journal]에서 발표한 2020년 체인 중고 판매점포 순위를 기준으로 활발히 운영중인 몇 개의 오프라인 중고매장을 살펴보도록 하자.

순위

 

회사명

 

전개 점포

 

체인중고매출액 체인 점포수 주력상품

 

(억엔) (직영점수)
1 GEO 홀딩스 GEO, Second Street 1066.7 미디어, 의류, 휴대폰
2 북오프그룹홀딩스 북오프, 북오프 슈퍼바자 1047.3 791 미디어, 의류, 명품
3 하드오프코퍼레이션 하드오프, 오프하우스 535.1 895 의류/가전, 가구/미디어
4 다이코쿠야 티켓다이코쿠야 450 티켓, 상품권
5 AC 사루가야, 북마켓 428 112 취미용품, 미디어
6 코메효 KOMEHYO 420.4 명품, 보석
7 SOU 난보야 378 명품, 보석, 골동품
8 코우난티켓 코우난티켓 258 46 티켓, 상품권
9 다이코쿠야홀딩스 다이코쿠야 200 명품, 보석
10 BIKE O & COMPANY 바이크오 199.2 바이크
11 트레져팩토리 트레져팩토리_ 182.2 185 의류/가전, 가구/명품
12 ZOZOUSED ZOZOUSED 163.7 의류
13 FTC 전당포칸테이교쿠, 리사이클마켓 155.9 208 명품, 의류, 시계, 보석
14 GALLERY RARE Ltd. 갤러리레어 152.7 명품, 보석
15 에코링홀딩스 에코링 142.2 80 명품, 보석

Super 2nd Street 오이타모리쵸점(공식홈페이지) https://geo-online.co.jp/store/02063/

2nd Street아구이쵸점 https://www.2ndstreet.jp/shop/details?shopsId=30764

위의 사진에서 보듯 일본의 재사용[REUSE] 전문 매장은 깨끗한 외관 및 인테리어, 체계적 운영방식을 갖춘 기업형 매장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GEO는 일본 재사용시장의 매출, 점유율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으로, 그 개요는 다음과 같다(자료: GEO Holdings 홈페이지, 2019년 12월 말 현재). 이 회사에서 주력으로 성장시키는 점포 형태는 [2nd Street; 종합 재사용 스토어]이다.

구분 내용
회사명 주식회사 GEO(게오)홀딩스 (GEO HOLDINGS CORPORATION)
설립일 1989 년 1 월
본사주소 (460-0014) 아이치현 나고야시 나카구 후지미쵸 8 번 8 호 OMC 빌딩

TEL : 052-350-5700

자본금 89억 69백만 엔
상장시장 도쿄 증권 거래소 제일부
종업원수 4,852명 (그룹 전체)
매장 1,918개점(그룹 전체)
매출 2019년 3월기(제31기) 2,925억 60백만 엔

그룹내 주요 회사

GEO 가 전개하는 재활용 매장들은 아래와 같이 분류되며, 각각의 점포의 입지와 취급 상품은 아래와 같다.

점포명

입지

취급 상품

세컨드 스트리트

도시형 빌딩내 출점

의류, 잡화, 명품 ※ 매입 전문점 있습니다

로드사이드

의류, 잡화, 명품, 키즈, 스포츠 용품, 가전 제품, 생활 용품 ※ 야외 전문점 보유

슈퍼 세컨드 스트리트

로드사이드

세컨드 스트리트 + GEO(게오)의 대형 점포

GEO(게오) 모바일

역전 도시형 빌딩내 출점

신품 · 중고 휴대폰, 스마트 폰 액세서리 게임

GEO(게오)

역전 로드사이드

렌탈(DVD·CD·코믹) 판매 | (게임·CD·DVD)

규모에 따라 취급 제품 변경

각 점포 형태별 주요 출점 전략은 아래와 같다.

<역전 번화가 유형>

입지

승객/유동인구

건물 면적

임대료

역, 번화가, 상가

30000명 이상

20평이상 시세(입지에 따라 변경)

<로드사이드 유형>

입지

주차대수

건물 면적

임대료

주요 간선 도로 · 생활 간선 도로 (몰, 시설 등 조건에 따라 도로 상황도 변경 가능)

15대 이상

100~1000평 시세(입지에 따라 변경)

중고물품 매매 시장이 일찍부터 자리잡았고, 특히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하나의 독립적 테넌트로 성장한 일본에서는 초기의 시장이 도서, CD, 게임 등의 미디어부터 자리잡아 그런지 최근에도 가장 구매 빈도수와 관심도가 높은 것은 미디어이다.

GEO가 지난해 12월 자사 앱 사용자 10,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고품 구입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중고품 구입에 대하여 “저항이 없는 편”이라고 대답한 비율이 40.4%로 가장 많았고, “전혀 저항감이 없다”라고 선택한 비율(15.5%)까지 합하면, 총 55.9%로 과반수 이상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고품은 대부분 오프라인 점포에서 구매하며(65%), 다음으로는 중고품 옥션사이트(22.5%), 플리마켓(14.3%), 프리마앱(14.1%; 우리나라의 당근마켓 번개장터 같은 개인간 중고거래 앱, 메루카리, 라쿠마 등이 있음)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구매를 결정하는 주된 이유는 ‘저렴한 가격’으로 나타났으며, 주로 구입하는 중고품(중복)은 ‘CD · DVD’가 51 %, ‘게임 소프트 · 하드웨어’가 48.6 %, ‘도서’가 37.8 %로 나타났다.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연번 종류 전체 남성 여성

1

CD, DVD

51.0%

53.3%

47.6%

2

게임소프트, 하드웨어

48.6%

54.1%

40.7%

3

GEO(게오)

37.8%

35.2%

41.7%

4

의류(신사복, 숙녀복)

30.3%

22.9%

41.0%

5

장난감, 취미용품

16.3%

16.7%

15.7%

6

패션잡화(백, 액세서리 등)

13.3%

8.5%

20.4%

7

유아, 아동복

10.9%

4.8%

19.8%

8

휴대폰(스마트폰, 일본전용휴대폰, 태블릿등)

8.5%

10.0%

6.4%

9

자동차

8.3%

10.0%

5.8%

10

신발

7.9%

5.8%

10.9%

게임소프트/하드웨어, 의류(신사복, 숙녀복), 휴대폰 3개 종류에 대해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에 대해 조사한 결과, 3개 종류 모두 ‘저렴한 가격’ 이 제1요소였으며, 2~4위는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흠집이 없다, 사용감이 없다. 오염이 없다’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출처: https://www.recycle-tsushin.com/news/detail_4257.php)

그러나 최근 오픈하는 GEO의 매장들은 판매상품을 특별히 큐레이션하여, TPO에 따라 구매와 생활을 제안해 주는 등 최근 리테일의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

지난 해 11 월에 오픈한 카나가와현의 슈퍼세컨드스트리트(이하 SSS)는 373평 규모의 대형 중고 전문점이다. 오픈 당일 1,000여 명의 방문객이 찾아 성황을 이룬 이 매장의 컨셉은 [TPOS]의 관점에서 매장을 연출한 GEO 최초의 매장이다.

TPOS는 Time. Place, Occasion, Style의 앞글자를 딴 단어로, 판매자가 아닌 구매자의 입장에서 큐레이션한 매장이다. 가전매장, 대형잡화점에서 처음 시작된 이 개념을 중고전문점에 최초로 도입한 것이다. 예를들면, 중고 캠핑장비 옆에는 아웃도어 중고 의류가, 중고 세탁기 옆에는 세재(신품)을 진열해 놓는 식이다. (자료: https://www.recycle-tsushin.com/news/detail_3858.php)

GEO는 재활용이라는 단어에 적합한 새로운 시도도 많이 도입하고 있다. 100여년 역사의 일본 염색/의류 전문업체인 京都紋付(KYOTO Montsuki)와 콜라보하여, 헌옷을 블랙으로 염색해주는 KUROFINE 코너도 특정 매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KUROFINE

KUROFINE를 사용해 염색한 옷: 자료 2nd Street 홈페이지

 

재사용에 콘텐츠를 더한 이러한 끊임없는 시도로 GEO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앞서 GEO는 2018년 말, 미국에 첫 매장을 오픈하기도 하였는데, 자회사인 ‘2nd Street USA. Inc’를 통해 LA 멜로즈에 1호점을 오픈하고, 이후 1년여 만에 LA와 캘리포니아에 5개, 뉴욕에 1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등 활발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2nd Street 미국 1호점, 자료: 공식홈페이지

2nd Street 말레이 1호점, 자료: 공식홈페이지

미국에 이어 말레이지아에 진출한 GEO는 향후 해외 진출도 적극 고려 중이라고 한다.

GEO는 향후 매년 50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다는 계획으로 다양한 시도와 M&A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 4월에는 GEO의 명품 중고라인을 강화하고자 [OKURA]라는 명품중개, 도매, 판매업체를 인수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2023년까지 2nd Street 800호점의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2019년 8월 현재 600호점). GEO는 인구 10만 명당 1개의 매장을 타겟 상권으로 설정하고 있으나, 향후 점포의 컨셉에 따라 인구 5만 명당 1개 매장을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고시장의 점포당 매출로는 도쿄 수도권, 간사이 지역의 좋은 입지에 점포를 찾기 어렵다는 점과 높은 임대료라는 한계가 있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컨셉의 점포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며, 명품, 악기 등의 라인을 강화하는 것이 그 전략 중 하나이다.

이렇듯 해외에서는 이미 중고시장 자체가 개별 테넌트로 일반 쇼핑몰, 백화점에 입점하기도 하고, 로드사이드의 독립 점포가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중고시장의 규모는 성장하고 있으나, 대부분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의 쇼핑패턴에 따라, 오프라인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중고서점, 중고 핸드폰판매, 중고 자동차/자전거판매, 명품판매 매장들을 기반으로 한 오프라인 중고 매장들이 다양한 콘텐츠의 도입과 플레이어들의 참여를 통해 하나의 독립적 테넌트로 성장할 수 있을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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