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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위클리]잠에서 깨어나는 아시아리츠 시장의 성장과 한국의 길

2021. 07. 25·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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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 대체증권투자팀은 상장 리츠 전문 투자팀으로 미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유럽, 그리고 한국 리츠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기관투자자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글로벌 리츠 투자 상품 발굴을 위해 전 세계 리츠 시장을 불철주야 관찰하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은 전통 자산 혹은 섹터에서 벗어나 비즈니스의 플랫폼화, 기술 혁신을 이루는 전방산업의 수혜를 입으면서 섹터별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 중에서도 주식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리츠는 그 변화를 가장 빠르게 포착하고 반영합니다. 이 연재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선진국 리츠에 대한 리서치, 투자 노하우를 공유하고 동시에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한국 리츠 시장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 기관투자자가 알려주는 리츠 투자 노하우 모아보기

얼마 전 파키스탄에서 2015년 이후 6년만에 리츠를 통한 투자 자금 조달을 완료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파키스탄의 현재 총리는 건설 붐을 통해 경제를 진흥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그 수단 중 하나로 리츠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리츠에 대한 배당세율을 낮추는 등 제도 개선을 진행하여 이번에 2개의 개발 리츠를 설정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리츠를 통해 부동산 개발 자금을 유치할 예정이다.

파키스탄뿐만 아니라 최근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리츠 활성화는 눈여겨 볼만한 변화다. 2009년 리츠 제도를 도입한 필리핀에서도 2020년 처음으로 상장 리츠인 AREIT가 자금 모집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 6월에는 필리핀 부동산 회사인 Megaworld에서 필리핀 내 3번째이자 최대 규모인 약 6,000억원 규모로 리츠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에서 지난 11년 간 활용되지 못했던 리츠 제도가 최근 주목을 받는 이유는 2020년에 발표한 제도 개선 때문이다. 기존에는 리츠로 부동산 이전 시 부가가치세(VAT) 12%가 부과되었으며 상장 후 1년 내에 유동주식 비율을 40% 이상, 3년 내에 67% 이상으로 확대시켜야 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으로 VAT를 철회했고 유동주식 비율을 33%로 완화해 리츠 상장을 촉진하고 있다.

잠에서 깨어나는 인도와 중국 리츠 시장

아시아 대표 개발도상국인 인도와 중국 역시 방법은 다르지만 본격적으로 리츠 상장이 이뤄지고 있다. 먼저 인도의 경우 글로벌 부동산투자회사들이 직/간접적으로 리츠 상장을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인도의 첫 상장 리츠인 Embassy Office Parks REIT는 세계 최대 부동산 투자회사인 블랙스톤(Blackstone)이 스폰서로 참여하여 2019년 4월 상장했다. 그리고 올해 2월에는 브룩필드(Brookfield)가 인도 내 3번째 상장 리츠인 Brookfield India REIT를 성공적으로 상장시켰다. 브룩필드는 이미 인도 내에 4,200만 제곱피트의 오피스 자산을 포함한 부동산 및 인프라 포트폴리오를 소유·운영 중이기 때문에 이 중 일부를 리츠로 유동화할 계획이다. 또한 블랙스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현지 개발업체들도 개발 자산을 리츠로 유동화할 계획이 있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에 인도 내 리츠 상장 뉴스는 계속 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인도 최초 상장 리츠 Embassy Office Parks REIT의 구조도 /자료=Embassy Office Parks REIT

 

중국은 지난 2020년 4월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리츠 제도 가이드라인 제시 이후 약 1년여만인 지난 6월 9개 리츠를 신규 상장시켰다. 9개 리츠 중 7개 리츠의 스폰서가 국유기업으로 인도와 다르게 초기 시작은 국유기업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상장 규모는 총 5조 5,000억원이고 보유 자산은 유료도로, 산업단지, 물류창고, 고체폐기물처리, 하수처리 등 일반적인 리츠가 보유한 상업용 부동산이 아닌 인프라 자산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상장은 리츠 제도의 시범 단계라고 할 수 있으며 뒤이어 2021년 하반기 2번째 상장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아직은 부족한 모습이 있을 수 있으나 중국 리츠는 미국 시장 규모만큼 성장 가능하다고 예측되는 시장이기 때문에 추후 성장 추이는 유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중국 신규 상장 리츠 리스트 /자료=블룸버그, 6월 30일 기준

 

Zheshang securities zhejiang expressway의 기초자산. 이제 막 열린 중국 리츠의 기초자산은 인프라가 중심이다.

 

아시아 리츠 시장의 초기 개척자, 홍콩과 싱가포르의 활성화 노력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이미 리츠 제도를 정착시킨 선진국도 리츠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홍콩에서는 다른 국가들 대비 발전이 더뎠던 리츠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지난 5월 약 300억원 예산으로 리츠 상장 시 발생하는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를 발표했다. 사실 이번 지원에 앞서 리츠 활성화는 2020 12월 시장 의견을 수렴한 뒤 발표한 리츠 규정 개정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개정을 통해 부채 한도를 기존 45%에서 50%로 확대하고 리츠 자산 내 개발 비중을 조건에 따라 25%까지 완화해주었다. 홍콩에는 아시아 최대 리츠 중 하나인 Link REIT가 2005년 11월 상장 뒤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오고 있으나 그 이외에는 리츠 상장 및 규모 확대가 부재했었다. 그러다 이번 5월 물류 리츠인 SF REIT가 상장하여 기존 리테일과 오피스, 호텔 위주였던 섹터의 다변화가 이루어졌고 앞으로도 제도 개선을 통해 리츠 확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Link REIT의 기초자산 The Quayside

국가적 차원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리츠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는 국가는 싱가포르라고 생각한다.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12%가 리츠이며 하루 거래량의 약 25%를 리츠 종목들이 차지하고 있어 리츠의 성장은 증시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글로벌 리츠 상장의 플랫폼이 되고자 해외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리츠들의 상장을 잇따라 유치하고 있다. 2016년 이후 5년 간 13개의 리츠 상장이 있었는데 그 중 11개가 싱가포르 이외 지역에 위치한 자산을 보유한 리츠였다. 그리고 리츠 지원은 위기 상황에서도 돋보였는데 작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4월 부채비율 한도를 기존 45%에서 50%로 확대하고 리츠의 배당 지급 기한을 연장해 주는 등 다른 국가에서는 보이지 않은 빠른 제도 변경으로 리츠의 위기 관리를 지원해주었다. 최근 정상화가 진행되자 해외 기숙사, 영국 오피스,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섹터와 지역의 부동산을 보유한 리츠들이 신규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렇게 싱가포르 정부의 지원 아래 리츠 규모 확장은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

아시아 리츠 시장이 확대되는 이유

아시아 국가들이 최근 들어 리츠 시장 확대를 위해 변화를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가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개발도상국 입장에서는 높은 경제성장과 도시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개발 자금 확보를 위해 리츠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개발사들은 개발하고 임차를 채운 부동산을 리츠로 유동화 시켜 다음 개발 자금에 활용할 수 있다. 때문에 아시아에서는 개발회사를 스폰서로 두고 있는 리츠를 많이 볼 수 있다. 선진국 입장에서는 저금리 상황에서 투자 상품 다양화로 자본을 유입할 수 있고 새로운 산업 확대로 추가 고용 창출 및 부가산업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글로벌 리츠 투자 측면에서 제도적 지원을 받으며 성장하는 지역의 리츠는 투자 시 비중 확대의 주요 요인이 된다. 글로벌 리츠 펀드의 비교지수로 많이 사용되는 FTSE EPRA/NAREIT Developed 인덱스 내에서 싱가포르 비중은 6월 말 기준 2.9%이지만 시장 성장성을 고려하여 이지즈운용 대체증권투자팀에서 운용 중인 펀드 내에서는 5% 이상 투자 중이다. 또한 홍콩의 경우 중국 투자의 관문이고 바이오테크 산업과 데이터센터의 주요 허브이니만큼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리츠가 상장할 시 적극적으로 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다. 그리고 현재 리츠 투자는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개발도상국 시장 규모가 커진다면 이머징 지수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고 새로운 투자 상품 전략으로 개발도상국 리츠가 활용 가능할 것이다.

한국 리츠가 가야할 길

앞서 나열한 개발도상국의 사례를 보면 현재 한국 리츠 시장과 유사한 측면이 엿보인다. 제도는 이미 이전에 도입되었으나 활용이 되지 않다가 제도적 유인을 통해 활성화 시키려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 한국 리츠 시장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고 성장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 주변 국가들의 동향을 본다면 리츠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측면에서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칫 과거처럼 리츠 관련 부정행위가 발생하거나 유인책 부족으로 리츠 발전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글로벌 부동산 투자 자금은 주변 국가로 흘러가 버릴 수 있다. 최근 한국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됐다는 뉴스를 보았다. 성장하는 지위에 걸맞게 선진 리츠 시장으로 성장한다면 경쟁력을 갖춘 금융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글을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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