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with SPI

[리츠 위클리]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 인터뷰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
2021. 05. 17·
고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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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뉴스레터는 ‘리츠 위클리’를 전달해 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최고의 리츠 전문가로 꼽히는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시장은 현명하다, 리츠 악용하지 말고 선순환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 찾아야”

 

-건설 애널리스트로 오랫동안 1위 자리를 지켰다. 왜 갑자기 리츠를 하려고 한건가. 

“건설을 10년 정도 하다 보니 에너지를 보다 성장 잠재력이 있는 다른 데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던 차에 해외 탐방을 갈 기회가 생겨 리츠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2015년 일본 탐방을 갔는데 미쓰이부동산, 미쓰비시지쇼, 노무라부동산 등 5곳을 만났다. 특히 그들이 운용하는 리츠가 인상적이었다. 건설사들은 늘 유동성 리스크가 있다. 개발을 했는데 유동화가 안돼서 들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일본 부동산 회사들은 리츠가 있었다. 자산을 개발한 다음 리츠에 넘겨 리츠를 키우고, 리츠가 보유한 자산을 재개발 할 때는 다시 부동산 개발회사에 넘기는 등 효율적으로 운영했다. 또한 일본 부동산 개발회사들은 각 지역별로 특화되어 있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수백년부터 가지고 있는 땅을 가지고 유동성을 보완하면서 개발을 했기 때문이다.

 

2018년 8월에는 한국투자증권에서 마지막으로 리츠 보고서(2018년 8월 28일에 나온 보고서 ‘한국 리츠 길라잡이’)를 썼다. 관심사를 유작처럼 썼다. 그런데 그걸 보고 롯데에서 불렀다. 한국투자증권 재직 마지막 날이었다. 롯데 임원들 앞에서 발표를 했다. 그때 롯데가 리츠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알았다. 이후 한국금융지주로 옮겼는데 2019년 1월에 다시 한번 해외 리츠 탐방을 갈 기회가 있었다. 당시 롯데리츠가 상장을 준비하던 시점이었다. 증권에 있었으면 IB 업무를 못했을텐데 지주에 있었기 때문에 롯데리츠 상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이후 건설이 아닌 다른 분야의 리서치를 하고 싶어 리츠, 비상장, 대체투자 리서치를 알아봤는데 한국투자증권에서는 할 수가 없어 2019년 7월 삼성증권으로 옮겼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

‘빚 없이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없을까?’ 개인들이 갖기 시작한 고민이다. 대체투자가 대세지만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고액자산가나 기관투자자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가 상장에 성공하며 열악했던 한국 리츠에 변화가 일고 있다. 금융사의 수익 다변화와 기업의 부동산 유동화 필요성, 정부의 의지, 저금리와 고령화로 상장리츠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 주요국의 리츠 시가총액은 주식시장의 3%를 차지하는 반면 한국은 0.1% 미만으로 제도지원만 있다면 충분히 성장 잠재력이 높다. – ‘한국 리츠 길라잡이’ 中에서

-2018년 8월 보고서에서 올해는 한국 리츠 성장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썼다. 바야흐로 상장 리츠의 전성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 리츠 시장은 기대했던 만큼 성장했나. 참고로 보고서가 나오기 전 2018년 6월에 ‘이리츠코크렙’이 상장을 했고, 같은 해 8월에는 ‘신한알파리츠’가 상장했다. 이후 리츠 상장이 줄을 이었다.

“그때는 쭉쭉 클 줄 알았다. 하지만 모든 게 지연됐다. 사실 작년에 (시장이 생각 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않아서) 후회를 많이 했다. 혼돈의 시기였다. 운용사들이 투자자가 아닌 자신들의 욕심을 위해 리츠를 만든다는 비판이 있었다. 운용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건설사들도 리츠 상장 문의를 할 때 처분 못하는 자산을 상장 리츠로 처분하고 세제 혜택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드러낸다. 자기네들도 처분 못하는데 현명한 투자자들이 어떻게 B급이나 C급 자산을 사주겠나. 국토교통부가 접근하는 방식도 규제 중심이었다. 시행착오를 겪었다.”

-상장된 리츠들도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는데.

“운용사들이 상장 리츠를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몰랐다. 운용사들이 주식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거다. 배당 수익률이 6%이므로 싸다고 하는 건 자기들의 생각이다. 상장 리츠는 기업을 사는 거다. 성장 가능성을 보고 사는 거다. 배당 수익률 6%만 나오는 거면 뭐하러 사나.  당연히 성장 스토리를 제시하고, 성장 로드맵을 줘야 하는데 안 준다. 오히려 시장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상장 주식은 그냥 비히클(vehicle)을 유통시키는 게 아니라 기업을 상장시킨다고 생각을 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주식의 속성을 잘 이해 못 한다. 부동산 사모펀드 투자자들은 만기가 있고 폐쇄적이고 오래 가져가기 때문에 굉장히 세부적인 정보를 요구한다. 반면 주식 시장에서는 샀다가 아니다 싶으면 바로 판다. 별 생각 없이 샀다가 바로 파는 경우도 있다.”

-한국 리츠 시장이 달라질 수 있을까. 

“신한알파리츠가 모범적으로 해나가고 있고,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도 초기에는 상품 구조가 제대로 설명 안됐지만 최근 자산 매각을 통해 주주들에게 배당을 나눠주기로 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상장을 앞둔 디앤디 플랫폼 리츠도 초기 우려와 달리 180도 바꼈다. 앞으로 대기업들의 참여도 늘어날 거다. 지금까지와 같이 대기업들이 단순히 자산을 유동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업을 확장하기 위해 리츠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날 거다. 다만 시행사들과 건설사들이 리츠를 하는 것은 좀 더 신중하게 고민을 해봐야 한다. 시행사나 건설사들은 개발해서 비싸게 파는 게 최고의 목적이다. 리츠를 그런 식으로 활용하려면 하지 말아야 한다.”

리츠의 블루칩이 필요하다. 리츠 성장을 위해서는 신뢰도 높은 대기업 위주의 상장리츠 출시로 리츠 대중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일본은 100년 역사로 검증된 디벨로퍼들이 리츠 도입기에 스폰서로 참여하며 부동산과 자본시장의 결합이 가능했다. – ‘한국 리츠 길라잡이’ 中에서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리츠를 어떻게 평가하나. 

“해외 투자자들의 반응이 좋다. 싱가포르도 리츠 시장이 커지면서 부실한 리츠가 나오고 있다. 한 예로 최근 퍼스트 리츠가 고정 임대료에서 매출 연동 임대료로 바꾸고 배당컷도 엄청했다. 다 스폰서가 약해서 생기는 문제다. 그런데 해외에서 볼 때 ESR·이지스·신한·코람코 등 한국 상장 리츠의 스폰서나 브랜드가 괜찮은 편이다. 배당도 다 지키고 있다.

 

다만 규모가 너무 작다. 시가총액이 최소 조단위는 되어야 한다. 부동산은 로컬 비즈니스다. 특히 한국과 같이 규모가 작은 시장은 더 접근하기 어렵다. 해외 투자자들은 판교도 모른다. 리츠가 어떤 운용 철학을 가지고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최근 한국 리츠들의 해외 자산 편입이 늘어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해외 자산 편입은 지금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초창기인데 굳이 왜 해외까지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리츠 시장이 성숙한 뒤에 나가도 될 것 같다.  최근 국내 자산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결국 운용사의 역량에 달린 문제다.”

-리츠 시장 참여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기업들이 리츠를 악용하지 말고 리츠 시장이 선순환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시장은 똑똑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부동산운용역들은 스페셜리스트고 다들 똑독하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 시각에서 너무 경직된 관점으로 리츠 시장을 보지 말고  제너럴리스트 관점에서 주식 시장이나 해외 시장, 금융 시장을 봐야 한다. 또한 국토부나 정부 기관들은 규제만 하려고 하지 말고 해외 선진 사례들을 참고했으면 한다.

-리츠 투자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개인투자자들의 리츠 투자 질문이 늘어난 것을 체감할 정도로 개인들에게 상장 리츠가 주요 투자자산 중 하나로 부상한 것 같다. 꾸준한 인컴형 자산에 투자하고 싶다면 환금성 높은 상장 리츠는 제격이라고 판단된다. 좋은 상장 리츠에 투자하려면 리츠가 담은 부동산을 보는것도 중요하지만 상장 리츠는 기업이라는 특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리츠 AMC가 어떤 성향인지, 투자전략은 무엇인지, 믿을만한지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보여주는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단지 현재 부동산의 가치일 뿐이다. 미래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거나 낮추는 역할은 리츠 AMC가 하기 때문이다.

 

또한 반드시 소액으로 투자하는 것이 리츠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부분 리츠 홍보 용어가 커피 한 잔 값인 5,000원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홍보하지만 사실 고액자산가일수록 투자가 용이한 자산이 리츠라고 생각한다. 고액자산가들은 상당한 투자금을 모두 하이일드자산에 투자하기가 불가능하다. 큰 금액을 리츠에 투자한다면 절대 금액으로도 높은 인컴을 추구할 수 있는데다가 큰 투자금을 운용할 때 반드시 필요한 헤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울러 최근 인플레이션이 화두다. 역사적으로 리츠는 인플레이션에 가장 완벽한 헤지상품이었다. 시기적으로도 개인투자자들이 꼭 고민해봐야 할 이슈다.

-앞으로 리츠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 

리츠는 주식과 부동산이라는 주식 시장과 실물 시장 사이에 있는 그레이 존(gray zone)이다. 누군가는 그 중간에서 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에 소명 의식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가 하려는 것과 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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