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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서재]기돈 크레머의 『젊은 예술가에게』

2021. 05. 16·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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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년간 매달 말일, 개인 SNS에 그 달에 읽은 책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매달 6~ 8 권의 책을 읽는데요, 은퇴 후 독립 서점 주인이 꿈이기도하고, 한때는 책을 권해주는 ‘북소믈리에’ 가 되고 싶었습니다. 안젤라의 서재를 통해 작으나마 그 꿈을 미리 이뤄보려합니다. 저만 읽기 아까운 좋은 책,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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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 대표 김정은입니다.

벌써 2주가 지나 다시 독자 여려분을 찾아뵙게 되었네요. 이번엔 어떤 책을 소개할까 하는 고민을 열흘 정도 하면서 책을 정했는데 읽은 지 오래되어 다시 한 번 읽고 이 글을 쓰는데 사흘이 걸렸습니다.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고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네요. 이런 과정을 거쳐 고르고 고른 이번 책은 아마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은 잘 아실만한, 혹시 잘 모르시는 분들도 이름을 들어봤을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가 쓴 책입니다.

*기돈 크레머는 [ Gidon Kremer ]라트비아 출생의 독일 바이올리니스트다. 차이콥스키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여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되었다. 뛰어난 기교파 바이올리니스트로 ‘파가니니의 환생’이라고도 불리며 현대 작곡가들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연주, 그리고 숨겨진 작곡가들을 소개하고 부활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두산백과 발췌

‘젊은 예술가에게’는 거장 기돈 크레머가 음악계의 후배, 그리고 젊은이들을 위해 나누는 진심어린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몇해 전 이 책을 읽으면서 한 분야에서 크게 성공한 사람이 후배들을 위해 남긴 진심 어린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제 아이들이 크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책장에 고이 간직했던 이 책을 오늘 저희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 독자 여러분과 나누기 위해 꺼내봅니다.

기돈 크레머 『젊은 예술가에게』 /출처=예스24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를 론칭하고 많은 미팅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 회사의 대표님들을 주로 만나뵙고 있는데요. 그분들께서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에게 당부하시는 말씀 중에는 업계의 후배들을 위해 하시는 말씀들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좋은 조언이었는데 이야기를 나누면서 종종 이 책이 생각났습니다. ‘젊은 예술가에게’는 아주 직관적인 제목을 달았습니다. 성공한 음악가가 이제 막 성공의 문턱에 들어선 후배를 위해 전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1부는 편지 형식, 2부는 오케스트라 운영 방식, 그리고 3부는 성경처럼 ‘연주자의 십계명’으로 나누어서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담담히 전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책에 나오는 내용 중 많은 부분이 ‘예술’이나 ‘음악’을 ‘부동산’이나 ‘일’로 바꾸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우리의 일상에도 꼭 들어맞는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아니 부동산과 예술이 같다니 그게 왠말이냐?’ 하고 되물으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 책 내용을 간단히 말씀드리면요.

“단순한 것일수록 빨리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누구나 젊은 시절에는 자신을 내세우려는 의지가 강하지요.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른 차원이 열리게 됩니다. 자신이 보다 큰 것의 작은 일부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죠. 나 역시 뭔가를 배웠는데, 그것은 사람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 강요되는 것을 거부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떠세요? 이 말을 해 주고 싶은 사람이 생각 나시나요? 또 한 번 찾아볼까요?

우리는 종종 “왜 이 직업을 선택했을까?”라는 질문을 합니다. 기돈 크레머는 어떻게 답했을까요?

너무 많은 음악가들이 음악에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으로 치장한 채 성공만을 추구하고 있지 않은가요?”

여기에 ‘음악가’라는 단어 대신 펀드매니저나 투자자를 넣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음악’ 대신 ‘일’을 넣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글을 읽으며 많은 분들이 지금 각자 떠올리는 얼굴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에게 당장이라도 편지를 쓰고 싶은 마음이 드셨다면 제가 오늘 이 책을 고른 건 대성공일 것 같습니다.

이 책의 2부에는 ‘악몽 교향곡’ 이라는 부제가 붙었는데요. 온갖 폐해들로 점철된 오케스트라 (일명 ‘무능력자 연합 오케스트라’)를 통해 현대 음악계의 문제점을 꼬집은 글입니다. 물론 여기에 ‘오케스트라’ 대신 ‘회사’를 집어 넣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좋은 회사는 원칙과 비전을 제시하고, 믿을 만한 동료들과 열심히 일하고 함께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나가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원칙보다는 실적에 연연하는 회사들도 많고, 비전을 갖기보다는 단기적인 성공에 연연하여 옆의 동료들과 거리를 두고 나아가 심한 경쟁으로 내몰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기돈 크레머는 여기에서 ‘무능력자 연합 오케스트라’의 운영을 예로 들며 현실을 풍자합니다.

“단원을 선발할 때도 마찬가지다. 틀리게 연주하고 리듬감이 없는 떨어지는 연주자, 옆 사람의 연주에 귀 기울이지 않으며 일부러 듣지 않고 집중하려 하지 않는 연주자를 단원으로 선출한다. 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하는 거지? 아마 이런 의혹이 들 것이다. 대답은 간단하다. 우리 시민들은 더 나쁜 연주를 좋아하고 그 안에서 재미와 흥미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중은 음악회란 그렇게까지 애쓰지 않고 그저 편히 즐길 수 있으면 된다는걸 깨달았다. 더 이상은 음악을 들으면서 진지하게 몰두하거나 이해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물론 이 모든 가정은 기돈 크레머가 악몽에서 깨어나는 것으로 마무리 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걱정이 꿈으로 표현된 것임을 우리 모두 느낄 수 있죠.

마지막으로 기돈 크레머는 더 적극적으로 젊은 예술가들에게 조언합니다. 마치 성경의 십계명처럼 ‘연주자의 십계명’을 통해 적극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예를 들면, 제 6조 살인하지 말라에서는 이런 표현으로 젊은 예술가들이 스스로를 갉아먹는 일을 하지 않기를 조언합니다.

“떠오르는 많은 ‘별들’은 ‘자기 자신을 내보이려는 열망’에 타오르고 있고, 주변환경을 적극 이용하여 자신의 열망을 불태운다. 쉴 새 없이 무대에 서는 것은 재능을 망가뜨리는 일이다. 그들은 ‘빛나야 하고’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연주에서 큰 ‘효과’ 를 안겨줄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과감히 시도하곤 한다. 그렇게 되면 ‘별들’은 그저 그런 평범한 제품을 공급하는 전달자로 전락하고 만다.”

이 글을 읽으면서 우리도 스스로의 커리어를 되짚어 보게 됩니다. 한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도 있고 여기저기서 나를 찾아 주니 내가 제법 유명인이 된 것 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분들 중에 롱런하지 못한 분들도 떠오르실 겁니다. 좋은 커리어란 예술가든 부동산업에 종사하든 탄탄하게 기초를 쌓고 성실하고 꾸준하게 자기만의 길을 닦은 사람들이 자연스레 얻는 결과입니다. 물론 그런 분들이 롱런하고 마지막에 성공이라는 열매를 맛본다는 것도 참 비슷한 일입니다. 아마도 이 두 분야에서는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십계명 중에 한가지 더 예를 든다면, ‘제 8 조 도둑질 하지 말라’ 에서 젊은 마에스트로의 연주를 본 기돈 크레머가 한 말이 떠오릅니다.

“난 그런 그에게 절대로 다른 누군가를 모방하지 말며 스스로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방식, 인생에서 자기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단호하게 충고했다.”

기돈 크레머는 훌륭한 예술가의 첫째 조건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을 꼽았습니다. 잘나가는 대가를 본받는 것은 좋지만 그들과 똑같아지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합니다. 진정한 예술가라면 자기 안에서 독창적인 개성을 끌어내야 한다는 것인데 이 역시 우리 일과 상당히 흡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듣기엔 매우 전형적인 일일 것 같은 부동산업이지만 그 어떤 일 보다 ‘창의성’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창성을 가져야 자산의 가치도 높일 수 있고, 더불어 수익도 더 높일 수 있는데 ‘어디가 잘 된다더라’는 이야기만 듣고 똑같은 MD를 구성하고, 인기있는 공간의 디자인을 그대로 따라한다면 그 자산의 가치는 떨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정리해보면 기돈 크레머는 자신이 아끼는 후배들에게 눈 앞의 성공에 집착하지 말고 자기의 정체성을 분명히 할 것을 조언한 거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과연 우리의 후배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신가요? 여러분들도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면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해 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업계에 계신 분들 대부분이 시장에서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경험을 쌓아오셨고, 항상 후배들을 챙기고 키우려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물론 제가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를 시작한 이유 중 하나가 이런 노력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기도 했고요. 언젠가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를 통해 여러분이 ‘젊은 부동산 후배들에게 보내는 글’을 소개하는 그날을 상상해보며 이번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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